빨간 김치에 익숙한 식탁에 백김치가 올라오면 괜히 마음이 놓이는 날이 있습니다. 맵지 않고 국물이 맑아 속이 편하고, 고기 옆에 두면 입안을 정리해 주기도 합니다. 그런데 직접 해 보려고 하면 간 맞추기가 막막합니다. 백김치 담그는 법은 양념이 단순한 만큼 배추 절임과 국물 간이라는 두 지점에서 승부가 납니다.
진한 양념의 총각김치와는 정반대 성격이고, 맑은 국물을 즐기는 점에서는 동치미와 닮았습니다. 그 사이 어딘가의 김치라고 생각하시면 이해가 쉽습니다.

먼저 재료부터 펼쳐 놓기
배추 한 포기(중간 크기)에 무 4분의 1토막, 배 4분의 1개, 밤 서너 개, 대추 서너 알, 마늘 네 쪽, 생강 한 조각, 미나리와 쪽파 한 줌, 잣 약간이 기본입니다. 국물용으로는 생수와 소금을 준비하세요. 처음이라면 한 포기로 시작하는 것을 권합니다. 양이 적어야 간과 숙성 과정을 눈으로 보며 배울 수 있습니다.
배추 고르기와 절이기
속이 노랗게 꽉 찬 배추를 고르세요. 들어서 묵직하고 겉잎이 푸른 것이 좋습니다. 너무 큰 배추는 간이 고르게 배기 어려우니 중간 크기가 알맞습니다. 밑동에 칼집을 넣어 손으로 쪼개면 잎이 덜 상합니다.
쪼갠 배추를 소금물에 담갔다가 줄기 쪽에 굵은소금을 뿌려 절입니다. 절이는 시간은 계절과 배추 두께에 따라 몇 시간에서 하룻밤까지 달라서, 시간보다 줄기가 휘어질 만큼 숨이 죽었는지를 보는 것이 정확합니다. 중간에 한 번 뒤집어 주면 고르게 절여집니다. 절인 배추는 흐르는 물에 서너 번 헹궈 짠기를 빼고, 채반에 엎어 물기를 충분히 빼 주세요. 물기가 남으면 국물이 싱거워지고 쉽게 시큼해집니다.
속은 가늘게, 향은 은은하게
무와 배, 밤, 대추는 가늘게 채 썹니다. 마늘과 생강은 국물이 탁해지지 않도록 곱게 다지기보다 얇게 편이나 가는 채로 써는 것이 깔끔합니다. 미나리와 쪽파는 마지막에 살짝 넣어 향을 살리고, 잣은 고명으로 올립니다. 배와 밤은 단맛을 더하지만 많이 넣으면 금방 시어지니 처음에는 적게 넣으세요. 이렇게 채운 속을 배춧잎 사이사이에 골고루 넣어 줍니다.
백김치 담그는 법의 핵심, 국물
백김치에서 국물은 반찬이자 국입니다. 생수에 소금을 풀고, 취향에 따라 배즙이나 양파즙을 조금 넣어 은은한 단맛을 냅니다. 간은 맛을 보며 맞추되, 먹었을 때 약간 짭짤하다고 느끼는 정도에서 시작하세요. 숙성되는 동안 국물 맛이 부드러워지기 때문에 처음부터 싱겁게 하면 금세 맛이 변합니다. 체에 한 번 걸러 맑게 만들면 보기에도 좋습니다.
속을 넣은 배추를 통에 가지런히 담고 국물을 배추가 잠길 만큼 붓습니다. 겉잎으로 위를 덮어 눌러 주면 공기와 닿는 면적이 줄어 상하는 것을 막을 수 있습니다. 용기는 깨끗이 씻어 완전히 말린 것을 쓰세요. 유리나 도자기는 냄새가 배지 않아 맑은 국물을 유지하기에 좋습니다.
익히는 동안
담근 뒤에는 실온에서 하루쯤 두어 발효를 시작시키고 냉장고로 옮깁니다. 여름에는 반나절이면 충분하고, 겨울에는 하루 반 정도 두어도 됩니다. 국물에서 기포가 올라오고 새콤한 향이 나기 시작하면 바로 냉장하세요. 냉장 숙성 후 이틀에서 사흘 정도 지나면 먹기 시작하는 경우가 많고, 그 뒤 일주일 안팎까지 맛이 좋습니다. 꺼낼 때는 깨끗한 집게를 쓰고, 배추가 국물 밖으로 나오지 않게 눌러 두세요.
국물이 너무 시어졌다면 실온에 오래 두었거나 보관 온도가 높았을 가능성이 큽니다. 그럴 때는 찌개나 볶음으로 활용하면 아깝지 않게 먹을 수 있습니다. 반대로 간이 싱겁게 느껴진다면 소금물을 따로 만들어 국물에 조금씩 보충해 보세요.
처음 해 보는 분들이 자주 놓치는 것
백김치 담그는 법을 처음 따라 할 때 가장 흔한 실수는 배추를 덜 절이는 것입니다. 덜 절이면 간이 배지 않아 국물이 싱거워지고 배추가 질겨집니다. 반대로 너무 오래 절이면 짜고 물러지니, 줄기를 구부려 보아 부러지지 않고 휘어지는 정도를 기준으로 삼으세요. 덜 절였다면 소금물을 조금 진하게 만들어 국물 간으로 보완할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물기 제거입니다. 헹군 배추를 채반에 충분히 엎어 두지 않으면 국물이 묽어집니다. 세 번째는 도구 위생입니다. 마르지 않은 용기나 젖은 손으로 만지면 잡균이 들어가 국물이 흐려질 수 있습니다. 백김치 담그는 법에서 위생은 맛만큼이나 중요한 부분입니다.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것들
겨울에는 발효가 더디니 실온에 하루 반 정도 두어도 되고, 여름에는 반나절이면 충분합니다. 같은 방법으로 담가도 집 안 온도에 따라 익는 속도가 달라지므로 처음 며칠은 매일 한 번씩 국물 맛과 향을 확인해 보세요. 이 기록이 쌓이면 다음번에 시간과 간을 정확하게 맞출 수 있습니다.
다 익은 백김치로 만들어 보는 한 상
시원하게 익은 백김치는 찬 국수에 올려 먹으면 국물까지 어우러져 별미가 됩니다. 수육이나 보쌈 옆에 곁들이면 기름진 맛을 정리해 주고, 잘게 썰어 김밥이나 주먹밥 속에 넣어도 새콤한 맛이 살아납니다. 너무 익어 신맛이 강해졌다면 돼지고기와 함께 볶거나 찌개로 끓이면 새로운 맛이 납니다. 이렇게 다양하게 먹을 수 있는 점이 백김치 담그는 법을 익혀 둘 가치가 있는 이유입니다.
양이 많아 오래 두고 먹을 계획이라면 통을 작게 나누어 담는 방법이 좋습니다. 한 통을 열 때마다 공기가 들어가 맛이 변하므로, 작은 통 여러 개로 나누면 마지막까지 신선하게 먹을 수 있습니다. 백김치 담그는 법을 익힌 뒤에는 이런 보관 요령까지 챙기면 실패 없이 즐길 수 있습니다.
밥상에 올리는 방법과 나트륨
백김치는 그대로 썰어 내도 좋고, 국수 고명이나 수육 곁들이로도 잘 어울립니다. 잘게 썰어 쌈을 싸 먹는 방법도 있습니다. 고춧가루가 없어 자극이 적지만 소금은 들어가니 국물을 많이 마시기보다 건더기 위주로 드시고, 나트륨이 신경 쓰인다면 김치 나트륨 걱정 줄이는 법도 읽어 보세요. 김치의 발효와 영양에 대한 연구 정보는 세계김치연구소에서 확인할 수 있습니다.
백김치 담그는 법은 순서만 지키면 어렵지 않습니다. 첫 번째는 작게 담가 보면서 간과 숙성 시간을 기록해 두세요. 두세 번 해 보면 우리 집 입맛과 날씨에 맞는 간이 잡힙니다. 이 글은 일반적인 정보이며, 질환에 따른 식이 조절은 의료진이나 영양사와 상담하세요.
